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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매뉴얼/천주교 소식

성 베네딕도 메달 (분도패, 분도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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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도'는 성 베네딕도(Saint Benedict)의 중국어 음역이며, 한자로는 ‘分道’라고 씁니다.
뜻풀이하자면 '향기로운 길'이라 해석할 수 있는데, 이는 성인의 삶과 참으로 잘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수도자들의 아버지이자, 유혹과 악마의 공격으로부터 그리스도인을 지켜주는 수호자로 공경받는 성 베네딕도는,
정말로 세상을 향한 길이 아니라 그리스도께 향한 향기로운 길을 보여준 분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성 베네딕도와 관련한 가장 유명한 성물인 분도패(성 베네딕도 메달)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단순한 장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성물은, 오랜 전통과 신앙적 깊이를 통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신자들의 삶을 인도하고 보호하는 ‘믿음의 방패’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1. 성 베네딕도는 누구인가?

성 베네딕도는 서기 480년경 이탈리아 누르시아에서 태어나, 서방 교회 수도생활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그는 수도 규칙서(성규, Rule of St. Benedict)를 제정하여 기도와 노동(Ora et Labora)의 균형 잡힌 수도생활을 정립하였으며,
그의 가르침은 이후 천 년 넘게 서방 수도회 형성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몬떼까시노(Monte Cassino)에 수도원을 세웠고, 그곳에서 선종하였습니다.
전해지는 전승에 따르면, 그는 성체 앞에서 기도하던 중 서서 임종을 맞이하셨습니다.
이 때문에 임종의 수호 성인, 마귀의 대적자, 유혹에서 지켜주는 수호자로 공경받고 있습니다.


2. 분도패의 기원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분도패는 1880년, 성인의 탄생 1400주년을 기념하여
몬떼까시노 수도원에서 공식적으로 제작된 것입니다.
디자인은 독일 보이론 수도원의 렌쯔 신부(P. Lenz)가 맡았으며,
단순한 메달을 넘어 구원의 십자가와 성인의 덕행을 통해 영적 보호와 은총을 기도하는 표지로 기획되었습니다.

이 메달은 곧 ‘분도패’로 불리게 되었고, 오늘날에는 분도십자가(분도패가 결합된 십자가) 형태로도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3. 분도패 앞면 – 성인의 삶과 상징

이미지 설명

메달 앞면에는 성 베네딕도가 다음과 같은 모습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 오른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 왼손에는 성규(수도 규칙서)를 쥐고 있으며,
  • 발 아래에는 독이 든 잔(독배)까마귀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는 성인의 생애 중 있었던 두 번의 독살 시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는 기도로 십자가 성호를 그었을 때, 독이 담긴 술잔이 깨지고,
까마귀가 독이 든 빵을 물어 멀리 가져간 사건
을 통해 하느님의 보호를 체험하였습니다.

라틴어 문구 해설

  • CRVX S PATRIS BENEDICT (CRUX SANCTI PATRIS BENEDICTI)
    → 사부 성 베네딕도의 십자가
  • EX S M CASSINO MDCCCLXXX
    → 1880년 거룩한 몬떼까시노 산에서
  • EVIS IN OBITV NRO PRASENTIA MVNIAMVR (EJUS IN OBITU NOSTRO PRAESENTIA MUNIAMUR)
    → 우리가 죽을 때에 성인(성 베네딕도)께서 함께 하시어 보호하소서

이 기도는 죽음의 순간에도 성 베네딕도의 전구를 청하는 신앙의 표현입니다.


4. 분도패 뒷면 – 구마와 기도의 방패

메달 뒷면은 구마적 기도와 상징의 집합체입니다. 각 문구는 라틴어 약자로 새겨져 있으며, 신자들의 영적 방패 역할을 합니다.

중앙 십자가 안

  • C.S.S.M.L.
    → Crux Sacra Sit Mihi Lux
    → 거룩한 십자가가 나의 빛이 되소서
  • N.D.S.M.D.
    → Non Draco Sit Mihi Dux
    → 악마가 나의 인도자가 되지 않게 하소서

이는 우리가 악의 길이 아닌 십자가의 빛을 따라 살아가기를 바라는 기도입니다.

십자가 네 모서리

  • C.S.P.B.
    → Crux Sancti Patris Benedicti
    → 사부 성 베네딕도의 십자가

상단

  • PAX
    → 평화
    → 베네딕도회의 모토이자, 수도자들의 삶의 방향성

가장자리 약자 문구

  • V.R.S.N.S.M.V. – S.M.Q.L.I.V.B.

전체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Vade Retro Satana; Numquam Suade Mihi Vana.
사탄아, 물러가라! 헛된 생각을 나에게 권하지 마라.

Sunt Mala Quae Libas; Ipse Venena Bibas.
네가 권하는 것은 악이니, 네 독은 네가 마셔라.

 

이것은 마귀의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는 신자의 선포이자, 성 베네딕도의 구마적 상징의 핵심입니다.


5. 분도패는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분도패는 미신이 아닙니다.
단순히 몸에 지닌다고 무조건적으로 마귀가 물러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 메달은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앙, 성인의 전구에 대한 신뢰, 성사에 충실한 삶과 결합될 때에만 참된 힘을 발휘합니다.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

  • 목에 걸기 (십자가 또는 목걸이 형태로)
  • 묵주나 스카플라에 부착하기
  • 집, 차, 문 입구 등에 걸어두기
  • 기도할 때 손에 쥐기
  • 병자, 유혹받는 이, 임종자 곁에 두기

이 메달은 구마 예식에서도 실제로 사용되며, 그 상징과 기도는 강력한 영적 무기로 기능합니다.


6. 신앙적 묵상

성 베네딕도는 단지 한 수도회의 창립자 그 이상입니다.
그는 삶과 죽음 속에서 하느님을 향한 전적인 헌신의 본보기였으며,
그의 메달은 우리가 그 길을 따르도록 이끄는 영적 나침반입니다.

분도패는 묵주처럼 손에 들고 다니며 기도할 수 있는 구원의 상징이며,
우리의 영혼이 방황하지 않도록,
또한 죽음의 시간까지도 하느님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물입니다.


마무리 기도

✨ “거룩한 십자가가 나의 빛이 되게 하소서,
마귀가 결코 나의 인도자가 되지 않게 하소서.”


맺으며

분도패는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검증되고 승인된 영적 무기이자 신심의 도구입니다.
성 베네딕도의 메달을 지닐 때, 우리는 그분의 삶을 기억하며 믿음과 성덕의 길을 걷는 이로서 결단하게 됩니다.
이 메달이 여러분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빛과 성 베네딕도의 도우심으로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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