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기사를 쓰고, 수술을 하고, 판결을 내리는 세상,
우리는 여전히 '일'을 통해 존엄을 말할 수 있을까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속도만큼이나 깊어지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노동은 여전히 인간다운 일인가?"
교황 레오 14세는 이 질문에 다시금 ‘복음의 빛’을 비추고자 합니다.
그는 선출 직후부터 인간 노동의 위기,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존엄과 공동선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습니다.
🌱 노동은 어디에서 왔는가?
성경은 창세기에서 말합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데려다가 에덴 동산에 놓아
그곳을 일구고 돌보게 하셨다.”
(창세 2,15)
노동은 죄의 벌이 아니라
인간이 하느님과 함께 창조 질서를 돌보는 신성한 소명입니다.
즉, 일은 인간이 하느님의 창조 활동에 동참하는 방법이며,
세상을 보살피는 책임의 표현입니다.
이것이 바로 노동의 신학적 근거입니다.
🔧 레오 13세의 시대, 육체노동의 권리
19세기 말, 교황 레오 13세는 Rerum Novarum 회칙을 통해
공장노동자들의 권리를 외쳤습니다.
그들은 하루 14시간 이상을 일하면서도
정당한 임금도, 안전도, 자유도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레오 13세는 말합니다:
“노동자는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그는 인격체이며, 그 노동은 존엄한 행위이다.”
그는 노동에 대한 세 가지 권리를 강조했습니다:
- 정당한 임금의 권리
-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
- 휴식과 가정생활의 보장
이는 단지 정치적 제안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된 윤리적 기준이었습니다.
🤖 레오 14세의 시대, 정신노동의 위기
21세기 들어, 기계는 인간의 육체노동을 넘어 정신노동까지 대체하고 있습니다.
- 번역가, 디자이너, 교사, 심지어 상담사까지
- AI는 “창의적 영역”에까지 들어오고 있습니다.
레오 14세는 이 흐름을 다음과 같이 경고합니다:
“오늘날 위협받는 것은 단지 일자리만이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가 가진 가치이다.”
과거에는 육체노동자가 위험했다면,
지금은 사무직 종사자, 전문직 종사자조차 ‘기계와의 경쟁’에 놓여 있습니다.
🧠 일은 돈을 버는 수단일 뿐일까?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일은 그냥 생계 수단일 뿐이야.”
“돈만 벌 수 있다면 AI든 사람이든 상관없지.”
그러나 교회는 이 물음에 단호히 대답합니다:
“노동은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실현하고, 공동체에 기여하며,
하느님과 함께 창조하는 길이다.”
즉, 노동은 다음과 같은 3중적 의미를 지닙니다:
- 개인적 완성 — 자신의 재능과 인격을 표현
- 사회적 기여 — 공동선을 실현하는 통로
- 신앙적 연합 — 창조주 하느님의 뜻에 협력
💬 요한 바오로 2세: 노동의 ‘영성’을 강조하다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는 Laborem Exercens라는 회칙을 발표합니다.
그는 노동을 단지 경제행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일하는 인간(Homo Laborans)”이라는 개념을 내세우며 말합니다:
“노동은 인간의 존엄을 드러내는 방식이며,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신을 실현하고,
사회의 주체로 성장한다.”
그는 특히 “주체성(subjectivity)”이라는 개념을 강조합니다.
즉, 인간은 도구가 아니라 행위의 주체이며,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거나 종속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 노동을 ‘기도’처럼 사는 법
교회는 전통적으로
‘Ora et Labora’(기도하고 일하라)라는 가르침을 이어왔습니다.
이는 베네딕도 성인의 수도회 정신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이 말의 의미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 일하는 동안에도 하느님의 현존을 기억하라
- 노동은 성화의 도구가 될 수 있다
- 내가 하는 일은 세상에 대한 봉헌이 될 수 있다
오늘날, AI 시대에 이 정신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기계는 일할 수 있어도,
사랑과 기도 안에서 일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들
다음은 AI가 하기 어려운 일,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인간 고유의 존엄성을 정리한 표입니다.
공감, 위로 | ❌ | 인간관계와 치유에 필수 |
도덕적 판단 | ❌ | 공동체 유지의 기준 |
신앙과 기도 | ❌ | 하느님과의 관계 |
공동체 봉사 | △ | 물리적 도움은 가능하나 영적 의도는 불가 |
창조적 영감 | △ | 반복/재조합은 가능하나 창의의 본질은 인간의 것 |
💬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 “일은 인간의 선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Fratelli Tutti, *Laudato Si’*에서
다시금 노동의 존엄성을 강조합니다.
그는 특히 쓰레기 줍는 노동자들,
비공식적 경제에 종사하는 이들의 가치에 주목합니다.
“보이지 않는 이들의 노동이야말로
세상을 지탱하는 기초가 됩니다.”
그는 기술 발전이
사람을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도와주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다시 부여해 보세요.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자문해 보세요. - 타인의 노동을 존중합시다.
배달원, 청소 노동자, 간병인… 보이지 않는 이들의 수고에 감사합시다. - AI 기술을 사용할 때 ‘사람’을 기준으로 생각하세요.
효율보다 관계와 의미가 중심입니다.
🌅 노동의 존엄, 여전히 유효합니다
기계가 더 빠르고, 정확하고, 효율적이라 해도
노동이 인간을 형성하는 통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레오 14세는 오늘 우리에게 말합니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일,
바로 사랑하고, 돌보고, 기도하고, 함께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진짜 노동입니다.”
📎 함께 묵상할 질문
- 나는 ‘일’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나요?
- AI가 내 직무를 대체한다면, 나는 어떻게 인간다움을 지킬 수 있을까요?
- 나의 노동은 하느님께 어떤 봉헌이 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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