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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매뉴얼/천주교 소식

267대 교황, 레오 14세의 문장과 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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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기도가 모아진 콘클라베에서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레오 14세(Pope Leo XIV).

이름에서도, 상징에서도, 그리고 그가 택한 문장과 표어에서도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깊은 신학적 고백과, 교회의 일치와 친교를 향한 열망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교황 레오 14세의 문장(coat of arms)표어(motto)를 중심으로,

그 상징이 전하는 의미와 사목적 비전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문장 속 상징, 신앙의 고백으로 피어나다

교황 문장은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교황의 사목 여정을 요약한 서문과도 같습니다.

레오 14세의 문장은 그의 수도회인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영성을 진하게 품고 있으며,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 방패는 대각선으로 나뉘어 있음

  • 상단은 짙은 파란색 배경 위에 흰 백합 한 송이가 그려져 있습니다.
  • 하단은 연한 배경 위에, 닫힌 책과 화살에 찔린 심장의 상징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배치는 단순한 색의 조화가 아니라,

신학과 사목, 기도와 말씀, 성모 마리아와 성 아우구스티노

하나로 아우르는 영적 통합의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상단 – 성모님의 순결, 교회의 어머니

파란색은 하늘, 곧 하느님의 신비와 영광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색입니다.

이 위에 놓인 흰 백합은 성모 마리아의 순결과 겸손을 나타냅니다.

백합은 오래전부터 성모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으로 여겨졌으며,

특히 5월 ‘성모 성월’에 더욱 자주 등장합니다.

교황 레오 14세는 교회의 어머니로서 성모님께 깊은 신심을 지닌 분입니다.

그가 새 교황으로 선출된 뒤 처음으로 공개한 메시지 중 하나도,

성모님께 드리는 전구의 기도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의가 아니라,

교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신학적 선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하단 – 아우구스티노적 회심의 상징

하단의 상징은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문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도상입니다.

닫힌 책화살에 찔린 심장.

이 상징은 바로 성 아우구스티노의 회심 체험을 표현한 것입니다.

💬 “Vulnerasti cor meum verbo tuo”
→ “당신의 말씀이 제 마음을 찔렀습니다.”
— 성 아우구스티노, 『고백록』

 

성 아우구스티노는 젊은 시절 방황하던 자신이,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내면 깊숙이 찔리고 변화되었던 경험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말씀은 단지 듣는 정보가 아니라,

사람의 심장을 꿰뚫고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이라는 고백입니다.

 

레오 14세는 이 회심의 상징을 통해,

오늘날 말씀이 중심이 되는 교회,

그리고 심장을 움직이는 복음을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을 보여줍니다.


✝ 표어: In Illo uno unum — “그 하나 안에서 우리는 하나입니다”

교황의 표어는 라틴어 문구인 In Illo uno unum입니다.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 하나이신 분 안에서 우리는 하나입니다.

 

이 문구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시편 127편 해설에서 유래합니다.

📖 성 아우구스티노의 해석

“그리스도, 머리와 몸은 하나의 인간이다.
그리스도의 몸이란 바로 교회다.
우리가 비록 많지만,
하나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이다.
우리는 많고 동시에 하나다.
이는 우리가 그분께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 Enarrationes in Psalmos, Ps. 127

 

이 표어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교회론(ecclesiology)의 핵심을 짚고 있습니다.

교회는 다양한 구성원이 존재하지만,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오늘날처럼 분열과 갈등이 많은 세상과 교회 안에서,

진정한 일치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담고 있습니다.


🕊️ 아우구스티노적 친교의 영성

레오 14세는 교황이 되기 전 추기경 시절에도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일치와 친교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카리스마일 뿐 아니라,
제 삶의 방식이고 사목의 핵심입니다.”
— 2023년 바티칸 뉴스 인터뷰 중

 

이러한 친교의 신학은

오늘날 교황청이 집중하고 있는 ‘시노드 정신(Synodality)’과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친교(Communion), 참여(Participation), 사명(Mission)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그것입니다.


🌍 시대를 향한 메시지

레오 14세의 문장과 표어는

단지 개인의 신심 고백이나 수도회 전통의 표현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늘날 교회를 향한 하느님의 뜻에 대한 응답이자, 시대를 향한 선포입니다.

⚠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 교회 내의 보수-진보 갈등
  • 지역 교회 간의 문화적 차이
  • 젊은 세대의 이탈과 냉담
  • 전 세계의 전쟁과 사회적 단절

이 모든 상황 앞에서, “우리는 하나입니다”라는 표어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운 복음의 외침입니다.

 

분열과 혐오 대신, 연대와 치유의 길을 가자는 호소입니다.


📌 정리: 상징 속 신학 요약


구성 요소 상징 의미설명
흰 백합 성모님의 순결 교회의 어머니로서 성모님 신심
찔린 심장 & 책 회심, 말씀 아우구스티노의 회심 체험
In Illo uno unum 일치와 친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교회
파란 배경 신성함, 하늘 교회의 영적 본질
대각선 방패 다양성과 통합 교회 안의 일치와 조화
 

🙏 마무리 묵상

“주님의 말씀이 제 마음을 찔렀습니다.”
— 성 아우구스티노

“우리는 많지만,
그 하나 안에서 우리는 하나입니다.
머리는 하늘에 있고,
그 지체들은 반드시 따르게 됩니다.”
— 성 아우구스티노, 시편 주해 중

 

교황 레오 14세의 문장과 표어는 한 사람의 신심을 넘어,

온 교회를 향한 하느님의 초대입니다.
말씀으로 마음이 찔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묶이는 교회.
바로 그것이 오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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