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순간.
8일 오후, 4차 투표.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경당의 굴뚝으로 쏠렸습니다.
오후 6시 8분.
바로 그 순간,
굴뚝 주위를 서성이던 두 마리의 흰 갈매기와 새끼 갈매기 한 마리,
그리고…
하얀 연기.
울려 퍼지는 성 베드로 대성전의 종소리,
광장을 메운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
서로를 끌어안는 감격의 눈물,
그리고 하나된 목소리.
“비바 파파!”
“교황님 만세!”
✨ 하베무스 파팜 – 새 교황의 이름은 ‘레오’
조용히 열리는 대성전 발코니의 문.
그리고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의 목소리가 울렸습니다.
“Annuntio vobis gaudium magnum: Habemus Papam!”
“큰 기쁨의 소식을 전합니다: 새 교황이 오셨습니다!”
이름이 호명되었습니다.
“ Eminentissimum ac Reverendissimum Dominum Robertum Franciscum Cardinalem Prevost…
… qui sibi nomen imposuit Leo Decimus Quartus. ”“ 가장 고귀하고 지극히 존경하올 로베르투스 프란치스쿠스 추기경 프레보스트께서
… 스스로 ‘레오 14세’라는 이름을 택하셨습니다. ”
✝️ 교황 레오 14세의 첫 인사
잠시 후,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
이제는 레오 14세 교황이 된 그가,
광장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첫 말을 건넸습니다.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이 한 문장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전한 첫 인사이자
교황 레오 14세가 보편 교회에 전한
첫 번째 메시지였습니다.
💬 조건 없는 평화, 그리고 연대
교황은 첫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어떤 조건도 없는 평화이며,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이 하신 것처럼, 용기를 가지고 나아갑시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목소리를
“약하지만 용감했던 축복의 언어”라고 회상하며,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사랑하시며,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일치하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 사랑의 다리를 놓는 교회
교황은 이어,
우리 시대에 교회가 어떤 사명을 가져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제시했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입니다.
세상은 그리스도의 빛을 필요로 합니다.
하느님을 잇는 사랑의 다리가 되고,
서로를 잇는 다리를 놓도록 노력합시다.”
이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존재방식이며,
시노달리타스(공동 여정)를 실현하는 방향이자,
세상과의 대화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 이름 ‘레오’에 담긴 의미
바티칸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는
교황의 이름 ‘레오’가 레오 13세를 향한 의도적 참조라고 밝혔습니다.
레오 13세는 1891년 회칙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을 통해
가톨릭 사회교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인물입니다.
노동, 인간 존엄, 공동선, 불의에 맞서는 교회의 목소리—
이 모든 것이 그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브루니는 덧붙입니다.
“이 시대는 인공지능(AI)으로 특징지어지는 시대입니다.
그 속에서도 교회는 인간의 노동과 삶에
윤리적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 나는 아우구스티노의 아들입니다
교황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저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아들입니다.
그분은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과 함께일 때,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여러분을 위해, 나는 주교입니다.’”
이는 사목자이자 평신도와 동행하는 존재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겸손과 섬김의 리더십을 분명히 보여주는 고백입니다.
🌎 모든 사람을 위한 목자
교황은 이날 연설에서 로마, 페루, 이탈리아, 전 세계 모든 신자에게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폼페이의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를 권했습니다.
“성모 마리아님,
저희의 여정에 함께하소서.
저희에게 이 사명을 수행할 은총을 허락하소서.”
그리고 광장을 가득 채운 수많은 신자들과 함께
‘성모송(Hail Mary)’이 울려 퍼졌습니다.
🔔 새로운 교황, 새로운 시대
교황 레오 14세는
단지 한 명의 인물이 아니라,
하느님의 평화,
교회의 연대,
세상을 향한 다리의 시작을 알리는 이름입니다.
그의 첫 말처럼,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그 평화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삶에도 깃들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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