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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매뉴얼/천주교 교리

[성모 호칭 기도 깊이 읽기 - 5] 성모님의 숨은 칭호 묵상 ② — 다윗의 망대 ~ 샛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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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성모 호칭기도에는
성모 마리아를 향한 깊은 신앙과 사랑이
다양한 상징의 언어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칭호들은 단지 예술적 수사나 미사여구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성모님 안에 행하신 구원의 신비를 담은 고백입니다.

 

이 글에서는
성모 호칭기도의 상징적 칭호들 중
두 번째 묶음이라 할 수 있는
다윗의 망대부터 샛별까지의 칭호를 묵상하며,
그 안에 담긴 신학적 의미와 개인적 적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다윗의 망대(Tower of David)

“네 목은 다윗의 망대 같구나.”
(아가 4,4)

 

이 표현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여인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시적인 언어로 찬미한 구절입니다.

 

성모님은
영적 전투에서 무너지지 않는 강한 탑과 같은 분이십니다.

성 암브로시오는 이렇게 말합니다.

“마리아는 성곽과 같다.
그녀는 악마의 어떤 공격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다윗의 망대’라는 칭호는
성모님의 굳건함,
그리고 영적 무기의 탑처럼
우리의 방패가 되어주시는 역할을 상징합니다.

 

성모님은
하느님께 전적으로 신뢰하며
세상의 유혹을 이겨낸 불굴의 여인이십니다.

 


2. 상아 탑(Tower of Ivory)

‘상아’는 고귀하고 순결한 소재입니다.
성경에서도 상아는 왕의 궁전이나 성전 장식에 쓰일 만큼
가장 순수하고 귀한 것을 뜻합니다.

“너의 목은 상아 탑 같구나.”
(아가 7,4)

 

성모님은
육체와 영혼 모두에서 순결하신 분입니다.

성 요한 다마센은 이렇게 묘사합니다.

“마리아는 죄에 물들지 않은 상아 탑이시며,
하느님의 영광을 담아내는 가장 순결한 그릇이시다.”

 

성모님께서 ‘상아 탑’이라 불리는 것은
그분이 단지 도덕적으로 깨끗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특별한 은총으로 보호받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3. 황금 궁전(House of Gold)

솔로몬 성전은
모든 벽면이 금으로 입혀졌습니다.

“온 성전은 금으로 입혀졌다.”
(1열왕 6,22)

 

하느님께서 거처하시기 위해
가장 순결하고 가장 아름답게 준비된 공간,
그것이 바로 황금으로 덮인 집이었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품으신 분입니다.

 

그분의 몸은 곧
예수님의 첫 번째 성전이며,
하느님의 현존이 머무셨던 거룩한 공간입니다.

 

따라서 ‘황금 궁전’이라는 칭호는
성모님의 내면적 완전성과 영적 영광을 반영합니다.

성 보나벤투라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녀는 황금보다 더 귀하고,
그 품 안에 머무르신 분은 황금보다 더 위대하시다.”


4. 계약의 궤(Ark of the Covenant)

구약에서 계약의 궤는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현존과 함께 있음을 상징하는
가장 신성한 물건이었습니다.

  • 궤 안에는 십계명, 만나, 아론의 지팡이가 담겨 있었으며,
  • 궤 위에는 속죄판(시은좌)이 놓여 있어
    하느님께서 그 위에서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신약에서는
성모 마리아께서 그 계약궤의 예표이자 완성으로 나타납니다.

 

성모님의 태중에는
율법이 아니라,
율법의 완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셨기 때문입니다.

성 암브로시오는 이렇게 찬미합니다.

“마리아는 계약의 새 궤이시다.
그녀 안에 구원의 계약이 실현되었고,
그녀를 통해 세상에 생명이 왔다.”

 


5. 하늘의 문(Gate of Heaven)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는
죄로 인해 닫힌 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데려오심으로써

그 문을 다시 여신 분입니다.

 

성 에제키엘 예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문은 닫혀 있으리라.
아무도 그리로 들어가지 못하리니,
주 하느님께서 그리로 들어가셨기 때문이다.”
(에제 44,2)

 

이 문은
동정 마리아의 태중을 상징한다고 해석됩니다.

 

성모님은
하늘의 문을 여신 분이며,
우리 모두가 구원의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 관문입니다.

 

성녀 베르나르디네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늘로 가는 모든 길은 마리아를 통과합니다.
그녀 없이 들어가는 영혼은 하나도 없습니다.”

 

 


6. 샛별(Morning Star) 

샛별은
어두운 밤이 끝나고
아직 태양이 뜨기 전,
먼저 하늘에 빛을 비추는 별입니다.

 

성모님은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시기 전
그분의 빛을 먼저 예고하신 분이십니다.

 

그분은
세상에 빛을 비추는 전령이시며,
구원의 새날을 알리는 희망의 표지이십니다.

 

성 보나벤투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리아는 새벽의 별이시다.
그녀를 따라가면
우리는 결코 어둠에 머물지 않는다.”

 


묵상: 성모님의 상징은 곧 우리의 소명입니다

이 여섯 가지 칭호는
성모님의 순결함, 굳건함, 겸손함, 영광스러움,
그리고 하느님께 이르는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칭호들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 나는 내 삶에서 영적인 망대가 되어
    다른 이들을 지켜주는 존재가 되고 있는가?
  • 나는 나 자신을 황금 궁전처럼
    하느님께 내어드릴 만큼 준비하고 있는가?
  • 나는 누군가에게 하늘의 문이 되어 주고 있는가?

결론: 칭호는 찬미인 동시에 초대입니다

성모 호칭기도에서 우리가 성모님을 부르는 한 줄 한 줄은
단순한 칭송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성모님 안에 행하신 신비를
기억하고
동시에 우리도 그러한 삶을 살아가야 함을 일깨우는 초대입니다.

 

우리가 오늘 다시 성모님을
“상아 탑”이라 부르고
“샛별”이라 부를 때,
그 의미를 마음 깊이 새기며
그분을 따라 걷는 발걸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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