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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매뉴얼/천주교 소식

프란치스코 교황, 성인의 길에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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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과 시성 가능성

2025년 4월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했다.
전 세계 신자들과 일반 대중은 깊은 애도 속에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았다.

그의 죽음과 함께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질문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연 성인으로 선포될 수 있을까?"

본 글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애, 장례 과정, 가톨릭 교회의 성인 추대 절차,

그리고 그의 시성 가능성에 대해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1.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애와 사목 방향

프란치스코 교황(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은 2013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사목 초기에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서 영감을 받아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그의 목회 방향을 상징한다.
가난한 이들, 사회적 약자, 소외된 계층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기간 동안 다음과 같은 주요 가르침을 강조했다.

  • 교회는 야전병원(Field Hospital)이 되어야 한다.
  • 가난한 이들, 이주민, 소외된 이들을 우선적으로 돌봐야 한다.
  • 환경 보호경제적 정의를 주장하며, 생태 회칙 "Laudato Si’"를 발표했다.
  • 형제애인류 공동체를 강조하며 "Fratelli Tutti"를 집필했다.

그의 목회는 '자비', '만남', '형제애'로 요약될 수 있다.

 


2.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와 세계적 반응

장례 미사는 2025년 4월 2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되었다.

  • 40만 명이 장례 미사와 운구 행렬에 참여했다. (이탈리아 정부 추산)
  • 입당송 '주여,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로 시작된 미사는 약 2시간 10분 동안 진행되었다.
  •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장례 미사를 주례했다.
  • 이탈리아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폴란드어, 아랍어로 기도문이 낭독되었다.

특기할 점은 신자들 사이에서 "Santo Subito"(지금 즉시 성인으로)를 외치는 구호가 자연스럽게 터져나왔다는 것이다.
이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선종 때와 비슷한 대중적 반응이다.

장례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필리프 벨기에 국왕 등
다수의 해외 정상과 왕족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조문 사절단을 이끌었으며,
염수정 추기경, 이용훈 주교, 정순택 대주교가 함께했다.

 


3.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지 선택과 마지막 모습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통적인 교황들의 장지인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 묘지를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성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을 자신의 최종 안식처로 택했다.
이는 1903년 레오 13세 교황 이후 122년 만에 바티칸 외부에 교황이 묻히는 사례다.

장지에서는 노숙자,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 40여 명이 하얀 장미를 들고 교황을 배웅했다.
이 장면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강조했던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 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4. 가톨릭 교회의 성인 추대 절차

가톨릭 교회에서 성인으로 추대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단계내용
1단계 사후 최소 5년 경과 후 시성 청원서 제출
2단계 교황청 시성성 심사: 성덕(聖德) 또는 순교 인정 → 가경자(Venerable) 선포
3단계 기적 1건 입증 → 복자(Beatified) 선포
4단계 추가 기적 1건 입증 → 성인(Canonized) 선포

예외:

  •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의 특별 승인으로 5년 대기 없이 절차가 시작되었다.

5. 현대 교황들의 시성 사례

가톨릭 교회의 2,000년 역사 동안 총 266명의 교황 중 80명이 성인으로 선포되었다.

20세기 교황 중 성인이 된 인물은 다음과 같다.

  • 비오 10세(1835–1914)
  • 요한 23세(1881–1963)
  • 바오로 6세(1897–1978)
  •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

특히 요한 바오로 2세는 2005년 선종 후 9년 만에 초고속으로 시성되었다.

하지만, 2020년 교황청 진상조사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요한 바오로 2세가 매캐릭 사건(미성년자 성 학대) 인지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로 인해 성급한 시성 결정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성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도 16세의 만남


6.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성 가능성 평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적으로 폭넓은 존경을 받고 있으며,
"민중 속의 교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시성 결정은 감정적 분위기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황청은 다음 기준에 따라 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영웅적 덕행(Heroic Virtue) 여부
  • 기적의 유무 및 공식 인정
  • 생애 전반에 걸친 교리적 일관성 및 신앙 증진 기여

현재까지 알려진 미확인 기적 사례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 파올로 보나비타(10세, 자폐 및 간질 환자)가
  •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후 건강이 극적으로 호전되었다는 사건.

하지만 공식적으로 기적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의학적 검증과 교황청 시성성의 승인이 필요하다.

 


7. 차기 교황 선출을 둘러싼 전망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가 곧 개최될 예정이다.

  • 추기경들은 성 마르타의 집에 격리된 상태로 회의를 진행한다.
  • 시스티나 성당에서 투표가 이루어지며, 새 교황이 선출되면 흰 연기가 올라간다.

이번 콘클라베는 전례 없는 상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기간 중 대거 임명된 주변부 국가 출신 추기경들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추기경단 내부에 다양한 배경과 성향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쟁점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 정신을 계승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것인가"이다.

 


결론: 프란치스코 교황, 성인인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애는

  •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
  • 자비의 실천,
  • 만남과 대화의 문화 확산에 헌신했다는 점에서
    성덕(聖德)의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공식적인 성인 선포까지는

  • 충분한 시간 경과,
  • 엄격한 심사,
  • 기적 입증 등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가 성인의 반열에 오를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가 남긴 삶과 신앙의 흔적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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