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리데 십자가 (용서의 십자고상)
순례길에 선물처럼 다가오는 십자가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을 걷다 보면
때로는 작고 소박한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깊은 감동을 만날 수 있습니다.
"멜리데 십자가"라고 불리는
Cristo de la Mano Tendida(손을 내미는 그리스도)는
바로 그런 특별한 만남을 선사하는 십자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멜리데 십자가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그 감동을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푸레로스(Furelos)의 산 후안 교회에 자리한 십자가
멜리데 십자가는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Francés Route)을 따라
멜리데(Melide) 마을 근처,
푸레로스(Furelos)라는 작은 마을의
12세기 로마네스크 성당 산 후안 교회(Igrexa de San Xoán de Furelos)에 있습니다.
이 십자가는
1950년경 지역 조각가 마누엘 카히데(Manuel Cagide)가 제작하여
성당에 봉헌한 것입니다.
특징은 한눈에 들어옵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의 오른팔이 십자가에서 풀려 내려와,
순례자 쪽으로 다정하게 뻗어 있는 모습입니다.
멜리데 십자가에 얽힌 전설
멜리데 십자가에는 두 가지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 내려옵니다.
✨ 1. 사랑의 청원
1512년, 몇몇 여성들이 이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던 중,
한 여인이 아픈 아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놓겠다는 사랑의 청원을 드렸습니다.
그 순간, 예수님의 오른팔이 십자가에서 풀려 그녀를 향해 내려왔고,
아들은 치유되었으며, 십자가는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 2. 반복되는 고백과 끝없는 용서
또 다른 전설은, 같은 죄를 반복해서 고백하던 한 젊은이의 이야기입니다.
그의 반복되는 고해에 지친 신부가 용서를 거부하려 했을 때,
십자가 위의 예수님이 팔을 풀어내려
그 청년에게 직접 성호를 그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아들아, 나는 이 아들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네가 그를 용서하지 않는다면, 내가 그를 용서하겠다."
이 십자가가 전하는 메시지
이 십자가는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닙니다.
지친 영혼에게 다가와 "괜찮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는 네 곁에 있다"고 속삭여주는
하느님의 자비와 초대의 표지입니다.
순례길에서 힘겨운 순간,
누군가 이 십자가 앞에 멈추어 선다면,
그는 아마도 주님의 따뜻한 손길을 마음 깊이 느낄 것입니다.
멜리데 십자가,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감동적인 '멜리데 십자가'는
이제 스페인 갈리시아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 제물진두순교성지
인천에 위치한 제물진두순교성지에서는
성지 순례 중 이 특별한 멜리데 십자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지친 신앙인의 여정에
하느님의 따뜻한 손길을 체험할 수 있도록 초대합니다.
📍 수원교구 상현동성당
또한, 수원교구 상현동성당은
2019년에 멜리데 십자가를 모셨습니다.
상현동성당은 이 십자가를 통해
지친 신자들에게 끊임없는 위로와 자비를 전하고 있습니다.
📝 정리
항목 | 내용 |
십자가명 | 멜리데 십자가 (Cristo de la Mano Tendida), 용서의 십자고상 |
위치 | 스페인 푸레로스 산 후안 교회 |
제작자 | 마누엘 카히데(Manuel Cagide), 1950년대 |
특징 | 오른팔이 아래로 내려와 순례자에게 손을 내미는 예수님 |
의미 | 지친 이들을 향한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와 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