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 교황 장례식은 어떻게 진행될까?
2025년 4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향년 88세로 선종하셨습니다. 교황의 선종은 단지 한 사람의 죽음을 넘어 가톨릭 교회 전체의 중대한 사건입니다.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슬픔과 기도, 기억의 시간이자, 새로운 교황을 맞이하기 위한 전례와 전통의 시간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교황의 장례식은 일반적인 장례와는 달리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의전과 전례를 따르며 신자들의 깊은 참여 속에 거행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교황의 장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역사적 배경과 함께 자세히 살펴봅니다.
1. 교황 선종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날까?
📍 사망 확인과 교황의 공식 선종 절차
교황이 선종하면, 바티칸 국무원장 또는 교황의 주치의가 시신을 확인합니다. 전통적으로는 교황의 사망을 증명하기 위해 "교황님, 계십니까?"라는 세 번의 호출 후 반응이 없으면 공식적으로 선종이 선언됩니다. 이후 교황의 물고기 반지(Fisherman's Ring)가 부서지며, 이는 교황직의 종료를 의미합니다.
📍 바티칸의 애도와 9일 기도 (Novemdiales)
교황 선종 직후부터 9일 동안은 "노벰디알레스(Novemdiales)"라 불리는 애도 기간이 시작됩니다. 이 기간 동안 매일 장례미사가 봉헌되며, 교황의 시신은 신자들의 조문을 받을 수 있도록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됩니다. 교황의 장례 준비는 이 기간 내에 이루어지며, 시신은 밀랍과 방부처리를 통해 장시간 보존됩니다.
2. 교황 장례미사의 형식과 의미
📍 성 베드로 광장에서의 엄숙한 예식
교황 장례미사는 성 베드로 대성당 앞 광장에서 열립니다. 수십만 명의 신자와 전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국제적 행사이며, 수많은 매체가 실시간 중계를 합니다.
미사는 일반 장례미사와 유사하나, 다음과 같은 특별한 요소가 포함됩니다:
- 고인에 대한 전례적 찬양과 축복
- 보좌 추기경의 강론
- 교황의 유해를 실은 관 위에 복음서 책이 올려짐
📍 관의 형태와 의미
교황의 시신은 세 겹의 관에 담겨 매장됩니다:
- 첫 번째 관: 사이프러스 나무 – 순결과 소박함의 상징
- 두 번째 관: 납관 – 무게감과 밀폐성으로 시신 보존
- 세 번째 관: 참나무관 – 장엄함을 의미하며 외부에 노출됨
관에는 교황의 직인, 봉헌한 은화, 교황 재임 연한이 기록된 서한이 동봉됩니다. 이 역시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입니다.
3.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택한 ‘간소한 장례’란?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부터 교황궁이 아닌 산타 마르타 하우스에서 생활할 만큼 소박한 삶을 지향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선종한 뒤에도 호화로운 장례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 삼중관 생략 혹은 간소화
- 명예 호칭 생략 ("위대한" 등)
- 무덤이 아닌 성당 내 공동묘지 혹은 간소한 납골함 사용
- 고가의 묘지 조형물 사용 지양
이는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도 따라간 흐름이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더욱 철저히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4. 장례식에 등장하는 특이한 의전들
📍 물고기 반지 파괴 의식
교황의 상징인 물고기 반지는 권위의 상징이자 공문서 날인의 도구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후임 교황이 임명되기 전까지는 악용되지 않도록 반드시 파괴합니다.
📍 삼중 서신
관 속에는 다음과 같은 문서가 함께 들어갑니다:
- 세례 및 사제 서품 일자
- 교황 선출 일자
- 재임 중 이룬 주요 업적 요약 이 서신은 고인의 생애를 교회가 기억하는 방식이며, 후세를 위한 자료로도 활용됩니다.
5. 교황의 매장지: 어디에 묻히는가?
대부분의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 묘역인 **성직자 묘역(Grotte Vaticane)**에 묻힙니다. 이곳에는 초대 교황 성 베드로를 비롯한 수많은 교황들이 안장되어 있으며, 신자들이 순례하는 성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성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이나 다른 성당의 일반적인 납골함 안치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나는 위대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하느님의 종일 뿐"이라는 그의 삶의 철학과 연결됩니다.
6.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장례와의 비교
요한 바오로 2세 | 베네딕토 16세 | 프란치스코 | |
연도 | 2005 | 2022 | 2025 |
참석 인원 | 300만 명 추산 | 약 20만 명 | 수십만 명 예상 |
장례 형식 | 전통의전 중심 | 약간 간소화 | 매우 간소화 지향 |
매장 위치 | 성 베드로 지하묘지 | 성 베드로 지하묘지 | 산타 마리아 마조레 지하묘지 가능성 |
반지 처리 | 전통대로 파괴 | 전통대로 파괴 | 동일 절차 예상 |
7. 신자들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
- 성 베드로 대성전 공개 조문 일정 확인 후 참배
- 전 세계 교구 차원의 위령 미사 및 묵주기도 참여
- 유튜브나 바티칸 공식 채널을 통한 생중계 시청
- ‘교황 선종 9일 기도’ 묵상 자료를 활용해 매일 기도
또한, 교황의 장례는 단순한 의전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 전체가 ‘감사’와 ‘희망’을 담아 봉헌하는 기도의 시간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영적 참여가 권장됩니다.
8. 에필로그: 죽음을 통해 전해지는 마지막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시는 날, 나는 웃으며 그분께 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처럼 그의 장례식은 슬픔의 시간이 아니라 하느님의 품으로 가는 ‘귀향’의 여정입니다.
교황의 죽음은 끝이 아닌 시작이며, 새로운 시대를 여는 문입니다. 그 장례식 안에는 수백 년을 이어온 신앙의 전통과, 지금도 살아 있는 하느님의 백성의 신앙이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